후암동의 전시 공간인 ‘수건과 화환’(서울특별시 후암동105-52, B1)에서 기획한 전시인 <텍스트 뷔페>(2021.12.07-2022.01.17)에 참여했습니다. <텍스트 뷔페>는 ‘읽음’에 대한 현대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전시로, 온라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여러 작가/팀들의 글을 한 자리에 뷔페의 모습으로 꾸리고, 관객이 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해석하는 주체가 되길 도모하는 자리입니다. (👉전시예약 링크/👉수건과 화환 SNS계정)

저는 글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것과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, 근거들을 서술하는 특유의 방식과 글의 짜임새를 통해서, 다른 사유 방식을 만나게 되는 것이 글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. 물론 그 사유 방식은 내 것으로 소화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고, ‘굳이 왜 이렇게 봐야하지?’같은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. 하지만, 글쓴이의 사유에 대한 의문이 드는 순간이, 글쓴이와 내가 더 깊게 교차하는 과정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. 제 글의 문장들도 누군가가 의문을 갖게 하는데 기여하면 좋겠습니다.

저는 이 웹페이지에 공개 되어 있는 네 편의 글을 출품했습니다.(이 중, ‘2021년의 연구일기’는 2021년에 썼던 일기들을 편집한 글입니다.) 과거에 썼던 글들을 전시공간에 선보이는 기회를 얻은 김에, 이 글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, 어떤 생각을 갖고 이 글들을 썼는지 짧게 써서 덧붙였는데, 그 내용을 여기에도 공유합니다.

2021년의 연구일기 

나한테 1년 동안 일어난 일들을 요약해서 보여준다. ‘수료하지 않은 인문계 대학원생의 1년이 이런 사이클로 돌아가는구나.’를 알 수 있는 글.

 <스티븐 유니버스>의 젬들

 내가 좋아하는 미국의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에 관한 글이다. 나는 주인공인 스티븐보다도 이 만화의 세계관에서 등장하는 외계 종족인 ‘젬’(gem)에게 매료되어서 이 만화를 열심히 봤다. ‘내가 왜 젬들을 좋아했을까?’를 생각하면서 썼다.

⟪믿음의 자본⟫: 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생존법 

8-9월에 SEMA Bunker에서 열렸던 전시에 관한 글이다. 9월 초에 전시를 보고 나서, 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오늘날의 사회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, 실제로 쓰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. 

배명훈의 『고고심령학자』는 어떻게 과학 소설이 되는가? : 분석미학적 접근의 시도

『고고심령학자』라는 소설이 어떻게 과학 소설(science fiction)이 되는지를, 과학 소설이라는 장르의 표준적인 특징(노붐과 인지적 정당화)에 관한 분석 미학의 논의들을 참고해서 설명하는 글이다.